얼마 전에 다녀온 올더니섬 여행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 영국과 올더니섬 사이의 이동 수단 문제 때문에 올더니섬 여행 자체를 포기할 뻔도 했었지만, 겨우겨우 섬에 무사히 도착한 뒤 거기서 지내는 동안에는 정말 특별한 시간을 보냈어요. 인구가 약 2,100명 조금 넘는 이 작은 섬에는 야생동물 탐방부터 2차 세계 대전 관련 장소 방문까지, 놀랍게도 할 것들이 무궁무진했답니다! 돌아오는 배편이 고장이 나는 바람에 올더니섬에서의 일정이 하루가 추가돼서 더더욱 이것저것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올더니섬에서의 5일간의 여행을 바탕으로, 독자분들이 올더니섬에서 꼭 해봤으면 하는 것들 몇 가지를 적어봤어요!
고슴도치 투어
저희가 올더니섬(Alderney)을 여행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금발 고슴도치(blonde hedgehogs)였어요. 영국에서 볼 수 있는 유럽 고슴도치와 같은 종인데, 갈색이 아닌 아주 밝은 백색(leucistic)을 띈 고슴도치예요. 이 고슴도치는 알비노 고슴도치와도 다릅니다. 그런데 올더니섬에서는 이 금발 고슴도치가 섬에서 발견되는 전체 고슴도치 중 약 60%나 차지한다고 하더군요! 금발 고슴도치 자체를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그런 고슴도치를 직접 볼 수도 있고 한 지역에 이 정도의 개체수가 사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올더니섬이 유일무이합니다. 야생 고슴도치에 대한 사랑을 꾸준히 키워내 가고 있는 저로선, ‘금발 고슴도치를 보겠다고 올더니섬에 간다’라는 생각은 너무나도 당연한 거였죠!
이러한 이유로 저희가 섬에 있는 동안 금발 고슴도치를 볼 수 있는 확률을 최대로 만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Alderney Wildlife Trust(AWT; 올더니섬의 야생동물과 자연을 보호하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Bat and Hedgehog Walks‘와 Alderney Tours에서 운영하는 ‘After Dark Safari‘ 프로그램 두 개 다 신청했죠!
결과는 대박….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었을까요?!!! 먼저 참여했던 AWT 도보 투어에서는 금발 2마리, 갈색 2마리를 봤고, 며칠 뒤의 야간 사파리 투어 중에는 무려 금발 10마리와 갈색 8마리를 봤거든요! Alderney Tours의 가이드인 John이 ‘하룻저녁에 이렇게까지 많이 본 건 기록적’이라고 했는데, 제 행운의 고슴도치 양말이 한몫해주지 않았나 싶네요. 후후
이 두 투어가 흥미로웠던 또 다른 점은 박쥐에 대해서도 배우고 실제로 볼 수 있던 거였어요. Alderney Wildlife Trust의 도보 투어에서는 박쥐 탐지기를 사용하는데, 이걸로 일반적으론 들을 수 없는 박쥐의 움직임을 듣고 그걸 토대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어요. 가이드 Roland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서도 박쥐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야간 사파리 투어 때도 박쥐를 엄청 많이 봤는데, 심지어 저희가 사용한 랜턴 불빛을 좇는 하루살이를 이 박쥐들이 잽싸게 낚아채 사냥하는 장면들도 봤어요. 개인적으로 박쥐에 관해서는 관심이 크지 않았고 그래서 거의 아는 게 없었는데, 이 두 투어를 통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을 했어요.
팁: 이 투어들은 섬에서 다른 스폿들을 커버하기 때문에 여행 일정상 가능하다면 두 개 다 참여하길 강력 추천해요! 그리고 두 가이드 모두 야생동물에 대해 진짜 박학다식해서 올더니섬에 사는 주요 야생동물들에 대해 배우기 좋아요.
투어 정보
- Alderney Wildlife Trust (Bat and Hedgehog Walks):
- 주소: 48 Victoria St., Alderney, GY9 3TA
- 스케줄: 4월~10월 중 화/토 해질녘 이후 – 여행 시기에 최신 스케줄 문의 필요
- 비용: 어른 £7, 아이 £4 (AWT 멤버 20% 할인)
- 전화번호: (+44) (0)1481 822 935
- 이메일 주소: admin@alderneywildlife.org
- 웹사이트: https://www.alderneywildlife.org/discover-learn/walks-tours/bat-and-hedgehog-walks
- Alderney Tours (After Dark Safari):
- 스케줄: 변동 – 페이스북 페이지 글 참고 또는 직접 운영 여부 및 스케줄 문의 필요
- 입장료: 어른 £10, 아이(만 16세 미만) £7
- 전화번호: (+44) (0)7815 549 191
- 이메일 주소: alderneytours@gmail.com
- 웹사이트: https://www.alderneytours.co.uk/
-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
Alderney Wildlife Trust 직원 및 봉사자들과 함께 일일 봉사하기
Alderney Wildlife Trust (AWT)와 일일 자원봉사 해보는 것 역시 강력히 추천합니다. 올더니섬의 거주자 중 AWT에서 정기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몇몇 분들을 알게 됐는데, 이 덕분에 저희 올더니섬 여행 추억이 더더욱 유일무이하고 특별해졌어요. (한때 한국에서 ‘로컬처럼 여행하기’가 대세였는데 흔한 관광지 대신 숨겨진 명소/맛집 탐방의 느낌이 아닌, 정말 말 그대로 올더니섬의 로컬 피플이 된 기분이었답니다. 섬이 작고 인구가 많지 않아서 그 느낌을 더 확연히 받았어요). 오후에 몇 시간만 투자하면 섬과 주민들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 직접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당연한 이유고요. 고로, 이 액티비티 적극 추천! :>
그래서 저희는 무엇을 했냐! Clonque Bay 해변 근처에 지그재그로 난 산책로가 있는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자원봉사자 Jackie와 함께 이 언덕길을 다듬었어요. AWT의 직원인 Ellen과 John, Ben, Andy는 올더니 공항 입구 쪽에 있는 밭에 야생화를 심을 수 있는 화단을 만들었고요. 저희가 먼저 끝나서 공항 쪽으로 걸어갔더니 이 팀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Ellen의 제안대로 동네 펍에서 다 같이 음료 한 잔씩 하면서 이야기도 나누니, 이날 오후 일정을 즐겁고 알차게 보낸 것 같아 아주 뿌듯했어요.
자원봉사 활동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2시에 있으니, 이때 올더니섬에 있다면 Alderney Wildlife Trust (AWT)에 연락해보세요. AWT에서 보충 인력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겁니다! 이메일, 전화 연락, Victoria Street에 있는 AWT 상점에 직접 방문해서 문의하기 모두 다 가능합니다~
일일 자원봉사 정보
- 주소: 48 Victoria St., Alderney, GY9 3TA
- 스케줄: 수/토 2pm
- 전화 번호: (+44) (0)1481 822 935
- 이메일 주소: conservation@alderneywildlife.org
- 웹사이트: https://www.alderneywildlife.org/support-us/volunteer/conservation-volunteers
Sugar Hog 아이스크림
일단, “Sugar Hog”라는 이름부터가 마음에 들었는데 여기에선 다양한 맛의 수제 아이스크림을 팔아요. 아이스크림 매대 뒤편에는 유리 항아리에 든 사탕류도 파는데, 아이스크림 토핑으로 추가할 수도 있어요.
일부 아이스크림은 매일 바뀌었는데 그 덕에 로투스 비스코프, 딸기 & 라임 소르베, 수박 & 라즈베리 소르베, 허니콤, 땅콩 맛을 발견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처음으로 골랐던 로투스 비스코프가 진짜 맛있었어요. 그동안 저희가 가본 아이스크림 가게에선 못 봤던 맛이어서 시도한 건데 잘 골랐죠. ㅎㅎㅎ ‘새로운 맛’에 대해 얘기하자니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소르베 맛도 엄청 독특한 조합이었고 상큼했어요. 그리고 하트필드 여행을 포함해서 엄청 오랫동안 허니콤 아이스크림을 찾아다녔었는데 Sugar Hog에서 드디어 소원 성취해서 찐으로 행복했답니다. 고퀄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허니콤 덩어리가 박혀 있는, 아주 바람직한 맛이었어요. 땅콩 맛 아이스크림도 맛있어서 이틀 연속으로 골랐습니다.
영국으로 돌아가는 당일만 빼고 매일 가게를 드나들었네요. 중간에 한 번 까먹고 아이스크림 사진을 안 찍었는데 (땅콩 + 허니콤 맛이었음), 나 자신에게 ‘5일, 4아이스크림’이라는 아주 자비로운 대우를 해줬어요. 실은 5번째 아이스크림도 거의 살 뻔했었죠… 비행기가 지연돼서 혹시라도 아는 얼굴 마주치면 인사할 겸 다시 동네로 왔다가, 결국 가게 앞까지 가서 화창한 햇살 아래 맛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사람들까지 보고 혹했지만, 어렵사리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아무튼 이렇게나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니, 아이스크림 좋아하고 기분 좋은 디저트를 드시고 싶다면 Sugar Hog가 정답!
Sugar Hog 정보
- 주소: 56 Victoria St., Alderney, GY9 3UF
- 영업 시간: 월~토 10am-4pm, 일 11am-3pm (변동 가능성 있음)
- 전화 번호: (+44) (0)7761 160 402
- 이메일 주소: hello@sugarhog.co.uk
-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
올더니섬 도서관에서 올더니 바이외 태피스트리(Alderney Bayeux Tapestry) 보기
올더니 도서관에는 유명한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의 ‘마지막 장면이 어땠을까’를 상상하면서 만든 자수 작품이 전시돼있는데 한 번 가볼 만합니다. 야생동물 주제가 아닌 것 중에 좀 다르고 독특한 볼거리였어요. 3m가 넘는 길이의 태피스트리에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바이외 태피스트리의 원래 형식을 따르면서 수놓아 완성한 작품인데요, 이 프로젝트에 찰스 왕세자와 그 아내인 콘월 공작부인도 수놓기에 참여했었어요. 바이외 태피스트리에서 빠진 중요 장면(웨스터 민스터에서 진행된 정복자 윌리엄의 대관식)을 올더니 지역 주민들이 재현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고, 이 태피스트리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 장식이 있어요. 채널제도(Channel Islands)의 상징이 귀엽게 추가됐습니다! 건지섬(Guernsey)의 당나귀, 저지섬(Jersey)의 두꺼비 그리고 올더니섬(Alderney)의 퍼핀을 찾아보셔요. 그리고 이 세 동물을 사자(English Lion)가 안고 있는데, 1066년부터 이어진 왕실령을 의미합니다.
혹시 왕실령(Crown Dependencies)의 의미가 궁금하다면 이 글의 5번 항목을 읽어보세요!
Alderney Library 정보
- 주소: Church St., Alderney, GY9 3TE
- 운영 시간: 매일 10am-12:30pm & 화/목/금 2:30pm-4:30pm & 수 2:30pm-6pm
- 전화번호: (+44) (0)1481 824 178
- 이메일 주소: alderney-library@hotmail.co.uk
- 웹사이트: https://www.alderneylibrary.com/
- Alderney Bayeux Tapestry 추가 정보: http://www.alderneybayeuxtapestry.com/
Les Étacs 가넷 서식지
올더니 공항에서 걸어 나오면 교차로에 이정표가 보이는데요, 그중 하나엔 단순하게 ‘The Gannets’라고 적혀 있어요. 이 표지판 방향대로 걷다 보면 북방가넷(Northern gannets, 학문 명: Morus bassanus)의 서식지인 Les Étacs가 나오기 때문이죠.
저희는 가넷을 볼 수 있는 곳을 저희끼리 갔지만, Alderney Wildlife Trust (AWT)에서 여기로도 가이드 워킹 투어를 운영해요. 저희가 가넷 서식지에 도착해서 한창 구경하는 동안 뒤에서 Roland가 한 커플에게 설명하면서 나타나서 알았습니다. 의도적으로 들으려던 건 아니지만 서식지를 바라보는 동안 Roland의 설명이 들리길래 흡수한 정보에 따르면, 전 세계 북방가넷 개체수 중 1% 이상을 이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탐조인이거나 올더니섬의 주요 바닷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AWT 투어에 참여해보셔요.
팁 #1: 망원경을 챙겨 가서 올더니섬의 새들을 좀 더 자세하게 보세요!
팁 #2: 가넷 서식지 Les Étacs로 가는 길에 아래 사진처럼 올더니섬의 자유 방목형 돼지와 귀여운 새끼돼지를 볼 수도 있습니다.
La Ville Hotel 숙소에서 교회 뷰 보기
저희는 올더니섬에서의 5일 중 대부분의 밤을 La Ville Hotel에서 묵었어요. 올더니섬에는 여러 고급 숙박 옵션들이 있는데 예약 당시 La Ville Hotel은 솔직히 탑급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x100 더 맘에 들었고 편하게 잘 묵었어요. 방에 들어선 다음의 첫인상이 크게 이바지했는데, 바로 St Anne’s Church 뷰였답니다.
거기에 방 자체도 깔끔해서 처음 딱 들어왔을 때 둘 다 ‘오와 대박!’ 했어요. 일정 마치고 오후/저녁에 돌아왔을 때 가끔 나던 요리 냄새 말고는 화장실도 무난했구요. 밑에 레스토랑 주방하고 환풍구가 통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ㅎㅎㅎ
올더니섬 내 목장에서 만든 (=푸드 마일이 0에 가까운!) 요거트가 있던 시리얼/주스 바를 포함해 조식도 푸짐하고 맛있었어요. 주방과 홀 직원 팀이 저희 체크인 하루 이틀 전에 조인해서 첫날에는 스무스하진 않았지만, 홀 직원이 넘 친절했고 또 그다음 날부터 수월해져가서 만족했어요. 작은 섬에 5일을 있었으니 일정이 여유롭기도 했고요.
Booking.com 검색 결과 기준으로 La Ville Hotel은 올더니섬 숙소 중에 좀 더 합리적인 가격대에 있었고, 예약 페이지에서 본 사진으로는 엄청나게 기대감이 들진 않았던 걸 생각해보면 La Ville Hotel에서의 실제 숙박 경험은 훨씬 더 좋았어요!
팁: La Ville Hotel에서 묵으려 하시면, 예약할 때 St Anne’s Church가 보이는 호텔 뒤편의 방을 배정해줄 수 있는지 요청해보세요.
La Ville Hotel 정보
- 주소: 44 Victoria St., Alderney, GY9 3TA
- 체크인 3pm부터 & 체크아웃 11am까지
- 전화번호: (+44) (0)1481 824 784
- 이메일 주소: contactus@lavillehotel.com
- 웹사이트: https://lavillehotel.com/
로마 시대 요새
이 로마 시대 요새(Roman Fort)는 올더니섬의 긴 역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장소 중 하나예요. 이 건축물에서 제일 오래된 부분은 4세기까지 거슬러 가는데, 그 후로 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때까지 여러 부분이 추가되고 다른 목적으로 고쳐져 사용됐어요. 긴 세월 동안, 튜더 왕조, 1790년대 영국 군사들과 2차 대전 중 독일 군인들까지 이 로마 시대 요새를 진지로 삼았죠. 입구 근처에 건축물에 대한 요약본에서 시대별로 각 구역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볼 수 있어 유용했어요. 내부의 information room에 요새의 원형 모형도도 있어서 지금이랑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할 수 있었고요.
Roman Fort에서 더 오래된 구조물을 둘러볼 땐 보통의 역사 유적지를 감상하는 기분이었지만, 2차 세계 대전 때 나치 군인들이 사용했던 부분은 올더니섬의 냉혹했던 현대사를 떠올리게 했어요. 그 당시 독일군이 올더니섬을 점령했었기 때문에 당연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왠지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아서 일부 구역에선 오래 머물고 싶지 않더라고요.
요새 한쪽 외벽을 봤을 때 시대별로 보수 공사한 흔적이 티가 나서 서울 성곽길(낙산 성곽)이 떠올랐어요. 바다 쪽으로 나가서 성벽을 바라보면 이 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Roman Fort 정보
- 주소: Longis Bay 근처
- 운영 시간: 매일 10am-4:30pm
- 입장료: 무료
- 전화번호: (+44) (0)1481 822 333
- 이메일 주소: tourism@alderney.gov.gg
더 많은 올더니섬 액티비티를 원한다면?
이외에도 올더니섬에서 해볼 만한 액티비티를 추가로 적어봤어요. 저희가 야생동물 탐방에 바빠서 미처 못 해봤지만 흥미로워하실 만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바다 수영
Victoria Street에서 Saye Beach와 Corblets Beach까지 걷고 나니 바다 수영이 엄청나게 당겼어요. (조시한테 여러 번 말했는데 제가 이러는 경우는 드물어서 조시가 꽤 놀랐더라는…ㅎㅎㅎ) 여행 전 올더니섬 일기 예보를 검색했을 때 계속 꽤 쌀쌀할 거라 해서 수영 준비물은 하나도 안 챙겼는데 말이에요. 분명 바닷물은 여전히 차가웠겠지만, 바다 수영을 시도해보고 싶을 만큼 날이 정말 쨍하고 화창했어요. 거기에다가 사람도 두어 명밖에 없어서 이 바다를 온전히 저희 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단 감상에 젖었었지요. ㅎㅎㅎ (좀 더 더워지고 가신다면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올더니섬 박물관
올더니 박물관에는 선사시대 때부터 2차 세계 대전 때까지의 올더니섬 로컬 역사를 보여주는 소장품 18,000여 점이 있대요. 로마 시대 요새에 더해서, 올더니 박물관을 가보시면 섬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더 풍부한 배경지식을 얻어갈 수 있을 거예요. 소장품 중엔 최근에 발견된 로마 시대 유물,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난파선에서 나온 물건들 그리고 독일 나치군 점령 관련 문서와 물품 등이 있다고 해요.
조금 다른 주제인데 Wombles라는 만화 캐릭터를 혹시 들어본 적 있으세요? 저는 이 글을 작성하려고 조사하다가 처음 알게 됐는데, Wombles는 런던 윔블던 커먼(Wimbledon Common)의 지하에 사는 긴 코를 가진 생명체로, 동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워 재활용/재사용하는 캐릭터래요. 그러니 다양한 만화 캐릭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올더니 박물관에 들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곳에 최초의 Womble 인형들과 이야기 스크랩북,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거든요! 여러 Wombles 중 하나의 이름이 Alderney였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인 Elisabeth Beresford과 올더니섬의 인연이 깊어서 가족들이 나중에 올더니섬에 있는 Cancer Research UK에 이 물건들을 기부했대요. 올더니 박물관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맛보기 사진을 보실 수 있어요. 참고로 22 Little Street에 가면 작가가 이곳에 살았다는 것이 적힌 Blue Plaque 표식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Alderney Museum 정보
- 주소: High St., Alderney, GY9 3TD
- 운영 시간: 4~10월 / 월~토 10am-12pm & 2:30pm-4:30pm
- 입장료: 어른 £3, 아이들 & 멤버 무료
- 전화번호: (+44) (0)1481 823 222
- 웹사이트: https://www.alderneymuseum.org/
올더니섬 안에서 기차 타기
이 작은 올더니섬에는 놀랍게도 Braye Station와 Mannez Quarry 사이를 오가는 기차가 있답니다! 채널 제도(Channel Islands)에서 가장 큰 섬이 아닌데도 운송 수단 목적으로 지금도 기차가 운행한다는 건 올더니섬이 재밌는 곳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예전에 Northern Line 운행에 쓰였던 런던 튜브 기차를 현재 객차로 쓰고 있대요. 누군가 말하길, ‘런던 튜브 타고 먼발치에서 프랑스를 볼 수 있는’ 경험이 특이하지 않나요? 기차 운영 회사인 Alderney Railway에서는 더 짧은 루트로 미니어처 기차 서비스도 운영합니다.
특별한 경험을 위해 저도 꼭 타보고 싶었는데 떠나기 하루 전까지 운영 정보를 잘 몰랐고, 그전에 이미 기차가 다니는 전체 루트를 다 걸었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기차 시간표 보니까 이번 여행 중엔 어차피 못 타는 운명이었네요. 시즌제로 운영하는데 거의 주말에만 운행하는 것 같아요. Alderney Railway 웹사이트에서 시간표, 자세한 루트, 요금 등 최신 정보를 찾아볼 수 있어요!
Alderney Railway 정보
- 스케줄: 계절 한정 운영(웹사이트에서 최신 정보 확인)
- 전화번호: (+44) (0)7911 739 572
- 이메일 주소: alderneyrailway@suremail.gg
- 웹사이트: https://www.alderneyrailway.gg
-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 페이지
바닷새 보트 투어
올더니섬에 있는 동안 보트 투어도 참여해봤으면 했었는데 일정상 안 맞았어요. (Alderney Wildlife Trust 일일 봉사하고 겹쳐가지고…) 저희는 AWT 상점 안에서 지상 카메라랑 연결된 스크린을 통해서라도 볼 수 있어서 만족했는데, 퍼핀 등의 바닷새가 보고 싶으시면 보트 투어도 고려해볼 만해요. 퍼핀은 3월~7월에 Burhou에 온다는데, 올더니 주섬 끝자락에서 Les Étacs의 북방가넷을 볼 수 있는 것과는 달리 Burhou는 넘 멀어서 배를 타고 더 가까이 가지 않고서는 퍼핀을 볼 수가 없어요.
Alderney Wildlife Trust에서는 Seabirds Boat Trip과 Alderney’s Seabirds & Round Island Boat Trip이라는 보트 투어 2가지를 운영해요. 더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와우 와우… 올더니섬에서 해볼 만한 것들 추천 리스트가 정말 길죠? 이 리스트가 글을 완독하신 분들에게 올더니섬의 매력을 보여주고 여행하고 싶게끔 영감이 됐다면 좋겠어요. 만일 이 글을 보고 올더니섬을 여행하셨다면, 댓글로 독자분의 올더니섬 여행은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여행 시기: 2022년 5월 17일~21일 (4박 5일)
여행 루트: 런던(LGW) → 건지섬(Guernsey) → 올더니섬(Alderney) → 건지섬(Guernsey) → 런던(LGW)
이동 수단: 기차 / 비행기 / 도보(올더니섬) / 버스(건지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