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eativity

#3. 받는 이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은, 내가 만든 DIY 선물 10개 자랑하기(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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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때 가족들을 위해 직접 만들었던 홈메이드 DIY 선물 10개 중, 지난 글에서 못다 적은 남은 다섯 개를 마저 자랑해본다. 이전 글 마무리에서 예고했듯, 이 포스팅에는 내가 만든 것 중 가장 극악난도를 자랑했던 선물도 포함되어 있다. ㅎㅎㅎ

손 그림으로 만든 생일 카드, 크리스마스 카드

영국에선 경조사나 연휴 때 등 카드를 주고받는 문화가 있어서 상점에서 온갖 경우에 적합한, 온갖 종류의 카드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종종 직접 카드를 만들기도 한다. 대부분은 야생동물에서 영감을 받아 축하 카드를 손으로 그리거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한 디자인 작업물을 인쇄한다.

아래 사진들은 내가 가족들에게 주려고 만들었던 생일 카드다. 만들 당시에 직접 봤거나 관심 있는 야생동물들을 골랐다.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릴 실력이 안 되고 또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거라, 사진이나 그림 자료들을 참고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물총새(kingfisher)는 집에 있던 자연 주제의 잡지를, 영국 음식 피시케이크(fishcake)는 구글 이미지를 참고해서 그렸다. 두 번째 카드 그림인 오소리와 생일 케이크는 둘 다 각각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아서 그림 그릴 때 합쳤다. 고슴도치는 따로 그림이나 사진 자료를 참고하지 않고 내가 만들어낸 거긴 한데, 그동안 고슴도치는 가까이서 볼 기회가 충분히 많았기에 그냥 시도해봤다.

디자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DIY 카드를 만드는 경우,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와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서 디자인을 만들고 인쇄해서 공백 카드에 붙였다.

왼쪽의 크리스마스카드 디자인은 이 카드를 받은 분과 함께 했던 스크래블(Scrabble) 게임과 연관되어 있다. 오른쪽 사진은 조시를 위해 Redwall을 주제로 준비한 생일 선물들의 하나로 (홈메이드 코디얼에 장식할 라벨지와) 카드를 만들었다. (Redwall 주제 선물에 관해선 밑에 다시 소개함)

DIY 선물: 나만의 복권 기계 만들기

이 DIY 자판기는 조시네 가족 멤버 중에 ‘갬블링’을 좋아한다고 장난기 섞인 놀림을 받는 분에게 드렸는데,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선물이다. 영국에 팬데믹과 봉쇄가 닥치기 전까지만 해도,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가시면 종종 1~2파운드 하는 복권을 사서 운을 시험해보는 걸 소소한 낙으로 삼으셨었기 때문이다. 연세가 있으셔서 그때부터 쭉 남들보다 더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했기 때문에, 그 분께 슈퍼마켓 복권의 대안이 될 엔터테인먼트로 ‘즐거운 도박’ 기계를 생각해냈다. ‘즐거운 도박’이라고 한 것은, 꽝을 제외하고 이 DIY 복권 기계에 들어간 대부분의 보상이 조시와 내가 그분께 한 해 동안 드리고 싶은 여러 작은 대접 거리여서다. 다시 말하면 기계는 그저 기발한 도구이고, 이 선물을 받으신 분과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하고 신이나는 추억 만드는 게 본질이었다.

이 선물 만들기는 한정된 재료와 부족한 엔지니어링 지식 때문에 내가 지금까지 맡았던 수공예 프로젝트 중에 제일 복잡했다. 기계 작동원리를 거의 처음부터 고안하느라 낑낑대면서 여러 차례 멘붕을 경험했던 건 예삿일… 도움이 될만한 영상 자료들은 유튜브에 의지했다. 끈기와 결단력 (고집이 더 정확한 표현일 듯…ㅎㅎ) 그리고 조시로부터 얻은 정신적 지지 덕분에 끝끝내 사진 속의 결과물을 완성해낼 수 있었다. 조시의 서포트는 5파운드짜리 작동 구조가 온갖 문제를 일으켜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을 때, 그래서 결국 때려치우고 싶었을 때 특히 빛을 발했다. 그때 “일단 지금은 늦었으니까 쓰레기통에 당장 버리지 말고 내일 해”라고 안 해줬으면 이 기계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다.

결국엔 보란 듯이 완성을 해내었기에, 그때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던 게 아주 잘한 일이었다. 선물을 받으신 분을 포함하여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의 반응을 봤을 때 너무 보람찼다. 포장지를 뜯어 빨간 상자를 보시고 ‘이게 도대체 뭔지 감도 안 온다’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셨을 때부터,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부터 5파운드로 개시해서 (위험을 감수하는 도박사의 면모ㅋㅋㅋ) ‘초심자의 행운’ 상을 따내셨을 때까지 열렬한 반응에 자부심이 가득 찼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더 만족스러운 건 이 DIY 복권 기계가 약간의 보수 공사와 업그레이드를 거쳐 사용 2년 차인 올해도 여전히 작동한다는 거다. (새해 버전으로 새로운 상/꽝 카드들을 만들어서 기계에 채워드렸다.)

이 선물 아이디어는 주 선물이 실물이 아닐 때 (즉, 같이 특정 활동하기, 음식 대접하기 등) 특히 유용하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당장 열어볼 물건이 있고, 나중에 본 선물을 받을 날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DIY 선물: 개인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주제를 가지고 선물 전달하기

선물을 준비하긴 했는데 만약 그 선물이 좀 평범하거나 너무 단순해 보인다면, 그 선물을 어떻게 전달하고 제시할지로 큰 차이를 줄 수 있다. 내 첫 번째 예는 조시 생일 선물로 운동화를 샀을 때다. 아주 실용적인 물건이지만, 내가 조시에게 줬던 선물 중에 가장 개인적으로 의미가 담긴 선물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때 이 상자를 포장할 수 있을 만큼 큰 포장지도 없었다. 그때 ‘띵!’하고 머릿속에 전구불이 켜졌다.

DIY 선물 아이디어 - 만화 Redwall 테마에 맞춰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선물 포장지 - Sehee in the World

코로나로 첫 번째 봉쇄령이 내려져 있던 때, 조시가 어릴 때 봤다는 TV 만화를 소개해줘서 저녁때마다 같이 봤다. Redwall이라는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중 하나가 아기 제방들쥐(bank vole) Rollo라고 있는데 딸기 코디얼(strawberry cordial)을 엄청나게 좋아했다. Rollo가 등장하는 장면 중에 우리 둘 다 특히나 좋아했던 장면이 있었다. 그해 조시 생일을 위해서 Redwall과 Rollo를 주제로 케이크랑 음료를 준비할 계획을 세우면서 이 주제가 있는 계획을 선물 포장에도 적용해보기로 했다.

신발 상자 크기를 잰 다음, 만화 속 대수도원(abbey)의 모습과 비슷하게 성을 디자인하고 뽑았다. 바로 이 성이 유일무이한 신발 상자 포장지가 되었다! 시작하고 나니까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아서, 다 먹고 씻은 요구르트 곽을 사용해서 Rollo가 몰래 맛보던 딸기 코디얼이 담긴 참나무통까지도 만들었다.

아 물론…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생각하고 준비할 필요까진 없다. ㅎㅎㅎ 아래 또 다른 예처럼!

피터 래빗을 주제로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생일 카드 봉투에다가 예전에 쓰고 남은 피터 래빗 포장지의 자투리를 우표처럼 붙여줬다. 그리고 피터 래빗과 저마이마 퍼들덕 모양의 쿠키 틀을 가지고 비스킷을 만들었다. 생일 카드도 직접 만들었는데 (이 글의 첫 번째 항목에 포함될 또 다른 예ㅎㅎ), 내가 몇 해 전 찍었던 숲속의 블루벨 꽃 사진 위에다가 이 두 캐릭터 이미지를 얹어서 완성했다. 따로는 ‘엄청나게 창의적이다’라는 생각은 안 드는데, 이 세 개를 다 같이 선물로 전달하면 그 합이 좋아서 스윗한 선물이 된 경우였다.

하나뿐인 맞춤 펍 간판 만들어 인쇄하기

DIY 선물 아이디어 - 커스텀 펍간판 인쇄물 A3 - Sehee in the World

맞춤 펍 간판은 내가 떠올렸던 아이디어 중 가장 흔치 않은 선물이었는데, 모터 홈(motorhome)을 보유하고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을 위해 생각해냈다. 모터 홈 타고 로드 트립 떠나시면서 재미로 데리고 다니기 좋을 작은 뭔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이상적으로는 여러 야영지에 모터 홈 주차해놓고 휴식 취하실 때 차밖에 세워두실 수 있게 A자 세움대 형태로 이 펍 간판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도 선물 받으신 분이 유럽 로드 트립갔을 때 이 방수 코팅 펍 패널도 가지고 다녔다고 하셔서 그 목적은 잘 달성했다. :>

맞춤 선물 포장지 주문하기

선물로 맞춤 선물 포장지를 준비한다는 게 다소 랜덤한 선물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만약에 선물을 받을 사람이 예술적인 감각이 있고 그분의 그림 작업물 원본을 갖고 있다면, 창의적이고 신선한 선물이 될 수 있다. 조시 가족 중에 한 분께서 예전에 우리한테 선물 주실 때 거기에 선물 꼬리표(gift tag)도 달아 주셨었다. 그 꼬리표에 그분께서 직접 그리신 귀여운 동물 커플이 있었는데, 넘 스윗해서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그 뒤에 내가 그 분에게 드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야 할 때가 왔고, 그 그림을 맞춤 선물 포장지의 패턴으로 사용했다! 해당 그림을 스캔하고 디자인 프로그램으로 약간 보정하고 디자인 패턴으로 만든 다음, 인쇄 제작 업체에 파일을 전달했다. 돌돌 말린 내 선물을 펼쳤을 때 직접 그린 그림이 멋진 제품이 된 걸 보시고, 주인공 포함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분은 이런 그림을 더 그리시고 나는 그걸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칭찬해주셨다. ㅋㅋㅋ

DIY 선물 아이디어 - 포장지 맞춤 디자인 - Sehee in the World

자랑 담긴 일기 겸 DIY 선물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자 정리해본, 내가 만든 DIY 홈메이드 선물들은 일단은 여기까지다. 모든 제안이 다 나의 아주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해 나온 것들이지만, 이 글을 접한 분들이 각자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 ‘특별한 DIY 선물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영감이 되었길 바란다. 혹시 공유하고 싶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은 댓글을 남겨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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