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번째 날에 하트필드 여행 (Hartfield)을 다녀왔습니다. 하트필드는 곰돌이 푸(Winnie-the-Pooh) 이야기의 배경이 된 애쉬다운 포레스트(Ashdown Forest) 지역에 있는 마을이에요. 이날은 곰돌이 푸와 연관이 있는 장소 중 두 군데를 가봤고, 곰돌이 푸 테마 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10월 중후반에 인근에 또 다른 지역을 다녀왔어요. 이 포스팅에서는 먼저 다녀온 Pooh Corner와 Pooh Sticks Bridge를 소개합니다!
Pooh Corner 티룸
푸 코너(Pooh Corner)는 곰돌이 푸를 테마로 한 티룸(tea room)이에요. 평일 점심 시간대로 예약해놔서 바로 지정 테이블로 안내 받았습니다. 좌석은 건물 안팎으로 다 이용 가능합니다. 저희는 실내는 여전히 불안해서 야외 자리로 부탁한다고 문의사항에 적었어요.
토스티(toasties)와 키쉬(quiche)를 메인 음식으로 시키고, 마무리로 스콘과 주전자 차가 나오는 크림티(cream tea)를 주문했어요. 그리고 쌀쌀한 날이었지만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저는 허니콤 아이스크림도 주문했습니다. ㅋㅋㅋ 처음엔 식사까지 했으니 차만 마실까 하다가 스콘 맛도 궁금하구…. 크림 티로 주문하는 게 가격 대비 더 조건이 좋아서 그대로 고! 그리고 오랜만의 나들이기도 했고요. ㅎㅎ 푸 코너에 온 만큼 곰돌이 모양 토스트를 시켜보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점심 식사를 하고 싶어서 그건 패스했습니다. 참고로 그건 테디베어 토스트입니다.
토스티와 키쉬 모두 푸짐하고 맛있게 나왔고, 크림티는 푸 모양의 주전자에 홍차가 담겨 우유, 스콘과 나왔습니다. 허니콤 아이스크림은 로컬 브랜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맛있었지만 제가 갈망하던 맛보단 더 진하게 단 맛이어서 아쉬웠습니다. (무려 2015년에 웨일스 틴턴 애비 앞에서 먹었던 허니콤 아이스크림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거든요…)
푸 코너 티룸에 가실 분들은 티룸 웹사이트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고 가시길 추천합니다. 10월 주말에 애쉬다운 포레스트로 두 번째 당일치기 여행을 갔을 때 ‘또 여기서 점심 먹을까?’ 하고 지나가면서 보니까 대기줄이 길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오기도 좋고 푸(Winnie-the-Pooh) 이야기가 워낙 팬층이 두텁다 보니 놀랍지 않죠. 😀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을 honeypot(꿀단지)라고 하는데, Pooh Corner야말로 (주제와도 잘 어울리게 ㅎㅎ) 애쉬다운 포레스트 지역에서 가장 달달한 꿀이 담긴 honeypot이 아닐까 싶었어요. ㅋㅋㅋ 티룸 내부에는 푸 관련 굿즈 상품도 판매하고, A. A. Milne과 E. H. Shepard 그리고 크리스토퍼 로빈의 삶, 푸(Winnie-the-Pooh) 이야기와 관련된 작은 박물관이 있습니다.
Pooh Corner 정보
- 주소: High Street, Hartfield, East Sussex, TN7 4AE
- 영업 시간: 월~토 11am-5pm / 일 & 공휴일(bank holidays) 11am-4pm
– 크리스마스, Boxing Day, 신정엔 운영X
– Last order: hot food는 마감 45분 전, 음료 & 케이크는 마감 30분 전까지- 전화 번호: (+44) (0)1892 771155
- 이메일 주소: info@poohcorner.co.uk
- 웹사이트: https://www.poohcorner.co.uk/
- 소셜 미디어: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트위터
- 지도: 구글
Pooh Sticks Bridge
Pooh Sticks Bridge는 1928년 출간된 『The House at Pooh Corner』(번역본은 『푸 모퉁이에 있는 집』)에 푸 스틱(Poohsticks) 게임을 한 곳이라 유명합니다. 1907년에 처음 지어지고 Posingford Bridge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수년간의 보수 공사 캠페인을 거친 뒤 1979년에 크리스토퍼 로빈(Christopher Robin Milne)이 직접 이 다리에 Poohsticks Bridge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다 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Poohsticks Bridge는 그 이후에 다시 지어진 다리입니다. 그 이후로도 쭉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다 보니 안전상으로 문제가 생길 만큼 다리가 약해졌거든요. 1970년대에 보수 공사를 진행할 때 원형에 최대한 가깝게 했다 하니, 그 많은 방문객들을 나무다리가 버티기엔 어려웠겠죠. ㅠㅠ 결국 1990년대 후반에 이 나무 구조물은 해체되고 지금의 복제본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참고로 원래 나무다리는 해체된 이후 방치되어 있던 걸 Mike Westphal라는 목수가 지방 교구 의회의 허가를 받고 다시 수리해서 최근까지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초에 경매에서 팔렸다는 소식이 있었죠.)
Pooh Sticks Bridge에 관한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이곳에 다녀오기 위해 Pooh Car Park에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다리까지 멀지 않은 거리지만, 경사로가 있어서 혹시 연세 있는 분이 동행한다면 지팡이 같은 거 챙기시길 추천합니다! 대부분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 방문객들이었어요.
Pooh Sticks Bridge로 가는 길에 주위를 잘 둘러보셔야 해요. 소소하지만 너무 귀여운 Owl’s House와 피글렛의 집이 있거든요. 구글 리뷰를 읽다 보니, 어떤 이유인진 몰라도 피글렛의 집은 자주 없어지는 것 같긴 한데 (불쌍한 피글렛 ㅠㅠ) 부엉이 집은 나무 위에 있어서 그런지 문제없이 잘 있는 것 같고 눈에도 훨씬 더 잘 들어옵니다.
저희는 9월에 갔을 때 피글렛 집을 못 보고, 그 이후에 달린 구글 리뷰를 보다가 피글렛 집 사진이 찍힌 게 올라왔길래 10월에 다시 가서 사진을 찍어 왔어요. ㅋㅋㅋㅋ 누가 책임지고 이렇게 부엉이와 피글렛 집을 마련해주는 건진 모르지만, 주기적으로 집 잘 있나 체크하고 없어지면 다시 설치할 모습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ㅎㅎㅎ
그 외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이요르 집 여러 채도 있고 두더지가 땅 파놓은 흔적도 볼 수 있어요. ㅋㅋㅋ
곰돌이 푸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른, 아이 모두에게 추천하는 애쉬다운 포레스트 여행! Pooh Corner에서 따뜻한 토스티와 차 한 잔, Pooh Sticks Bridge에서 피글렛에게 인사하고 가족/친구/연인과 Poohsticks 게임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