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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시식공감 & 야간개장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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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가을 정취를 느끼기 좋았던 경복궁 시식공감

경복궁 시식공감 & 야간개장에 대한 가장 최근 정보는 2023년 하반기 궁궐 행사 및 예매 정보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경복궁 시식공감

엄청나게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금요일 저녁, 가족과 경복궁을 다녀왔다. 소주방에서 동고리 반상 식사를 하며 우리 음악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시식공감’을 예약해두었기 때문이다. 경복궁 방문은 소주방 복원 공사가 한창일 때가 마지막이었는데, 복원된 소주방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저녁 달빛 아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정말 기대됐다.

9월 중의 시식공감은 1부가 저녁 7시, 2부가 저녁 8시였는데 우리는 식사 시간이 너무 늦는 것을 피하기 위해 1부를 선택했다. 10월 시식공감은 1, 2부 모두 점심시간인데, 이왕 색다른 분위기의 식사를 하는 거라면 궁에서 저녁식사가 더 색다를 것 같아 9월 중에 가는 걸로 예약했다. 참고로 1부는 이 프로그램을 먼저 끝낸 뒤 자유롭게 야간개장 구역을 구경할 수 있고, 2부는 1부 시간에 같이 입장해서 먼저 구경하고 8시에 맞춰 입장할 수 있었다.

경복궁 시식공감 & 야간개장 - 외소주방 - Sehee in the World

티켓 예약을 하면 예약한 인원수에 맞게 자리가 지정되어서 티켓 확인을 할 때 좌석 번호가 적힌 밴드를 주었다. 2인 단위는 소주방의 복도 쪽에, 4인 단위는 방 안에 마련된 곳에서 식사를 했다. 우리는 방으로 안내받았는데 음악 공연을 보기엔 건물의 기둥에 막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식사를 하면서 라이브로 연주되는 국악 공연을 감상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

경복궁 수라간 시식공감 & 야간개장 - 전통 음악 공연 들으며 식사 경험- Sehee in the World

지정된 자리에 가니 앙증맞은 크기의 상 위에 너무나 고운 색감의 보자기로 감싸진 동고리 반상이 놓여 있었다. 모두 자리에 앉아 정리가 어느 정도 되니, 곧 전통국악공연이 시작되었다. 인터넷 페이지 및 팸플릿에 안내된 바와 같이 식사는 3단 구성 + 후식으로 제공되었다.

경복궁 시식공감 & 야간개장 - 식사 - Sehee in the World
  • 1단: 섞박지, 대하 잣즙채, 명란젓, 길경잡채, 백채찜
  • 2단: 진지, 버섯 불고기, 낙지 전복적
  • 3단: 골동갱
  • 후식: 대추차, 송편, 호두정과
경복궁 시식공감 & 야간개장 - 디저트: 대추차, 송편, 호두정과 - Sehee in the World

열어서 처음 보기에는 양이 많아 보이진 않았으나 음식 하나하나 다 맛있었고, 막상 다 먹고 나니 배가 적당히 찬 기분이었다. 평소 외식을 하러 가면 식당 내 소음, 티비 소리 또는 음악 소리로 시끌시끌했는데 이곳에서는 매우 차분하고 정갈했다. 오히려 국악 공연을 듣기 위해 조용히 집중하며 식사하는, 그 순간에 집중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라이브 공연 감상, 깔끔하게 차려진 식사, 가을바람, 어두운 밤 아래의 달빛, 궁 안에서의 생활 체험 등이 모두 어우러져 이런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해주지 않았나 싶다.

경복궁 수라간 시식공감 & 야간개장 - 식사 후 일어나기 전에 기념 사진- Sehee in the World

경복궁 야간 개장

8시부터 다시 2부 손님들을 맞이해야 했기에 여유를 부릴 수 없어 살짝 아쉬웠지만, 경복궁 내 다른 건물의 밤 풍경을 볼 기회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발걸음을 옮겼다.

경복궁 야간개장 - 밤풍경 - Sehee in the World

2011년에 처음 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경복궁 야간개장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렇게 활성화되고 인기가 많아지기 전이어서 조용했던 기억이 난다. 경복궁을 포함하여 서울의 다른 궁들이 밤 풍경으로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 기쁘기도 했지만, 그때의 여유로움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건 아쉽다. 그래도 경복궁의 밤은 여전히 아름다우니까 괜찮아… 🙂

경복궁 야간 개장 - 경회루 밤풍경 - Sehee in the World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경복궁 야간개장은 이 날이 처음이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해 주어서 뿌듯했다. 이 날도 경복궁 음악회가 수정전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주제는 신선했지만 솔직히 조금 어수선했다. 무대 장치의 음향이 너무 큰 데다 극 중 내용 때문인지 되게 극적인 부분이 많아서… 안 그래도 많은 관람객들로 정신없는 느낌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더 정신없었다. 경복궁 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생기 돌고 engaging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분명 너무너무 좋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 살려줄 수 있는 기획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화문 밖으로 나가면 시끌시끌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를 바로 볼 수 있고, 따라서 그와 대조되는 정화의 공관으로서의 궁이 좀 더 매력 있지 않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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